이번 도쿄 여행을 앞두고 처음으로 선불 데이터 유심을 사보았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데이터량을 주는것을 보고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나도 참 촌스럽구나란 생각을 하였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3만원 정도면 데이터 무제한을 쓸수 있구나 엄청나구나하면서 요즘은 이런 여행이 시대의 트렌드구나 하였다.
(사실 3-4년 전만 해도 외국에서 인터넷 데이터 요금제의 사용은 급하면 쓸수도 있는데 어중간하게 비싸서 패스하던 옵션이긴 하였다. 화석같은 멘트)
나에게 여행이란 항상 낯선 영역이었다. 낯선길을 나 스스로 온전히 풀어 헤쳐 나가면서 경험해보는 순간들이다.
가방에는 가이드북 한권과 인포에서 받아온 종이지도. 그리고 핸드폰은 비행기모드로 사진기 겸 긴급시의 위치 확인용 오프라인 구글맵 어플 전용이다. 물론 숙소에 돌아가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메신저도 하고 메일도 확인하고 다음날 일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여행의 낯선 길에 들어선 순간에는 그냥 온전히 나의 감과 오래되어 부스러져 가는 종이책의 활자에 의지해서 길을 찾아간다.
그렇게 나의 여행은 항상 길을. 사람을. 내 감정을. 찾아가는 여행들이었다.
하지만 여행은 어느덧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가 되어버렸고
기다림도 설램도 없이
그저 거대한 항공사와 여행 비즈니스의 화려한 무대가 되어버렸다.
어느 나라를 가도 똑같은 인터네셔널 푸드. 똑같은 공간. 똑같은 음료. 똑같은 공연들
(최근에 간 쿠바에서도 캣츠 뮤지컬을 하더라.)
인터넷엔 정말 많은정보가 있고 여행을 알차게 하는게 사실이지만 그것들을 정제 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단순히 타인의 의견에 타인의 감상에 휘말려버리기 쉽상이다.
여행도 마찬가지. 그저 수많은 다른사람들의 사진과 다른 사람들의 감상과 수많은 맛집과 수많은 핫 플레이스에 휘말려서 단지 소비하는 시대.
내가 어느 곳에 있고 어느 음식을 먹고 어느 것을 느끼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은 시대.
우리는 그냥 소비를 위해서 수백키로미터를 날아간다.
단지 익숙한 소비를 위해 이 낯선 공간 어디에서 똑같이 하고 있어.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그런 소비로 비워진 마음을 채우기 위해 우린 다음 소비를 위해 또 비행기에 이른다.
정크 푸드. 잘 먹겠습니다.